생활문화

생활문화예술동아리연합 놀이터가 만난 일본의 최대 민간합창단 ‘우타고에’와의
10주년 교류회 ‘평화, 만남, 우리’ 이야기

이 글은 2007년에 처음 알게 되어 양측의 민간 합창단이 10년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고 이해하며 노래를 통해 우정을 쌓아 온 이야기입니다.

교류의 물꼬를 트게 된 것은 본 단체(놀이터)의 모단체인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의 상근활동가와 일본 우타고에측의 국제교류 담당자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우타고에’에 관한 간략한 역사와 활동의 목적 등을 소개하고 10주년을 맞이한 2017년도의 교류행사(10/19-22)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생활문화예술동아리연합 놀이터가 지난 10년의 교류 과정을 통해 느끼고 경험한 것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1. ‘우타고에’를 소개합니다.

‘우타고에’는 한국말로 직역하면 ‘노랫소리’입니다. 일본의 ‘우타고에’운동은 2차 대전 종전 이후 1948년 민간으로부터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노래하며, 사람들의 생활과 노동, 투쟁을 담는 노래를 창작하고 보급하는 노래운동을 전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또한 이러한 목적으로 일본 전역에 ‘우타고에’ 써클을 만드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전국적인 조직을 갖고 활동하고 있는 단체이기도 합니다.


▲ 2009년 우타고에 공연 사진

※ 지난 역사 속 우타고에운동에 관한 자료로 아래와 같은 활동을 검색할 수 있습니다.



▲ 2017년 우타고에운동 한일음악문화교류 방한단

우리 단체의 역사가 아닌 우타고에 70년의 역사와 활동을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다만, 우리가 만난 우타고에의 노래는 우리 삶의 이야기를 담고, 스스로 만들고 부르며, 그럴 때 마음을 울리는 노래가 된다는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에는 분명합니다. 또한 반전과 탈핵, 평화와 노동을 담은 노래운동을 전개하는데 있어 각 개인의 작곡 활동을 존중하면서도 집단에서 작품을 만들어내는 '집단 창작'을 기본 방식으로 진행하여 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창작곡은 집단 창작을 포함하여 연간 500-600 곡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단체와 우타고에와의 만남은 이 거대하고도 의미있는 조직이 일본에서 어떻게 활동을 벌여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하였습니다.

2. 2017년 교류 10주년은 어떻게 진행되었나

문화적 매개를 통해 아름다운 공동체를 지향하고 건강한 문화를 만들어가고자 노력해 온 우리 단체는 2007년 첫 만남을 시작으로 2007년 당시 도쿄에서 열렸던 우타고에 제전에 초청되어 7명의 참가단이 참여하였습니다. 우타고에 제전에서 우리는 수천 명이 지역별, 부문별로 창작곡을 발표하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으며 무엇보다도 수천 명이 모인 대강당에서 질서 정연하게 정해진 시간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진행되는 과정에 또한 놀랐습니다. 또한 공연이 벌어지는 긴 시간동안 무대에서 울리는 합창소리 이외에는 카메라의 셔터소리조차 조심스러울 정도로 차분히 진행되는 수천 명의 집중에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이것이 강한 첫인상이었습니다.

첫 방문이후 우리는 인천시민합창단을 만들었고 단원을 모집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름을 ‘평화바람’이라 하였습니다.


▲ 한일 평화 음악교류 10주년 기념 방문

다음 해, 20여명의 우타고에 한국방문단이 오랫동안 민주주의의 성지인 광주를 5월마다 방문해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5월은 본 단체가 해마다 “끼가뻔쩍시민축제”라는 생활문화예술시민축제를 하는 시기입니다. 우리는 이 축제에서 우타고에를 회원들에게 소개하였고 그들의 노래를 들었습니다. 우타고에 제전이 열리는 9,10월에는 치바, 교토, 나가사키, 도쿄 등에서 열렸던 우타고에 제전에 해마다 초대되어 방문하였고, 시민합창단 ‘평화바람’은 방문단의 중심에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쌓여가던 한일간의 우정이 10년이 되었습니다. 10주년을 기념하여 올해는 특별히 양쪽 모두 참여하는 회원의 폭을 넓히고 한국과 일본을 보다 큰 규모로 오가며 준비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 동안 사비를 들여 모든 경비를 부담해야 했던 우리 회원들은 마침 인천문화재단에서 국제교류사업 지원을 받아 한국에서 콘서트를 규모 있게 진행하고 일본 참가단에도 많은 회원들이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3. 평화, 만남, 우리.

불편했던 의사소통은 이제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바디랭귀지를 포함하여 의사소통이 가능해졌습니다. 서로의 얼굴도, 이름도 익숙해졌습니다. 회원들은 각자 작은 선물을 준비합니다. 동아리들은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공연을 준비합니다.

2017년 7월. 10주년을 맞이하여 우타고에 방한단이 인천을 방문하였고 우리는 하버파크호텔에서 음악으로 소통하는 만남을 기원하며 ‘평화, 만남, 우리’라는 콘서트를 기획하였습니다.

오카리나, 우쿨렐레, 통기타, 민중가요, 합창 동아리들이 정성껏 공연을 준비하였습니다. 우타고에 방한단은 때마침 이루어진 한국의 촛불혁명을 부러워하며 역사의 진실, 평화와 민주주의, 인권을 위한 노래를 준비하였습니다. 노래를 통해 서로의 메시지를 전달하였고 우리 단체의 회원 참가자들은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 감동을 새기며 우리는 10월 도쿄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였습니다.

지난 10월 19일-22일. 도쿄가 태풍 ‘란’의 영향으로 나흘 내내 비가 내렸던 이 날. 놀이터의 28명 도쿄 방문단은 도쿄의 코코네리홀에서 70주년을 앞두고 있는 우타고에와 교류회를 가졌습니다. 일본팀은 지역별, 노동부문별로 여러 합창단이 출연하여 지난 70여년간의 우타고에 노래운동을 회상하는 영상과 함께 큰 이슈가 되었던 부분에서는 노래로 사연을 소개하였습니다. 이것은 인간답게 일하고 싶고 인간답게 살아가고 싶은 6000 만명의 일본 노동자들의 상처와 아픔을 담은 노래였습니다.

우리 동아리회원으로 구성된 한국참가단은 생활문화활동을 통해 만나게 된 이 인연을 기쁘게 생각하는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고 우정을 담은 노래를 불렀습니다.

교류공연을 마친 후 연회장에서 참가자 모두는 서로 선물을 교환하고 기념사진을 찍는 등 시끌벅적한 친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물론 이것으로 끝이 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연회장을 나온 후 40여명의 한일참가자가 그 시간 이후로도 헤어지지 못하고 뒷풀이 자리에서 서로의 감동을 나누었습니다.

4. 돌아보며

연회가 무르익었을 때 일본을 처음 방문한 한 회원이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회원은 이렇게 말합니다. “전, 일본이 싫었습니다. 그냥 싫었습니다. 우리 어머니도, 할머니도 다 싫어해서 저도 그냥 싫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와서 여러분을 만나고보니 제가 미안합니다. 너무 미안합니다(눈물).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란걸 몰랐습니다. 이제 여러분과 함께 앞으로도 오래오래 교류의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참여자 중 일부가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둥글게 손에 손을 잡고 ‘아침이슬’을 불렀습니다. 모두가 부르는 아침이슬은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내며 평화로왔지만 그 감동은 강력했습니다.

한국을 방문했을 때 우리가 묻습니다.
“어디 가보고 싶은 곳 있으세요?”
그들이 대답합니다.
-“서대문형무소 가보고 싶어요.”
-“한국 철도 박물관에 가보고 싶어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갈거예요”
-“쌍용자동차 굴뚝 농성장 가고 싶습니다.”
-“임진각에 갈 계획입니다.”
-“광화문에 가고 싶어요”

우타고에의 모든 회원이 다 같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적어도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의 우타고에 회원들은 그들의 선배로부터 배웠던 소중한 가치-반전, 평화, 노동, 민주주의, 인권 등-를 나누고자 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생활문화활동을 하는 우리 회원은 국제교류를 통해 그들과 만나면서 노래를 통해 일상과 삶을 나누고, 노래에도 힘과 희망이 있음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2017년 도쿄에서 돌아오는 길에 동아리회원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한 건 그저 동아리활동이라 생각했는데 놀이터를 통해 함께 하니 이런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되었고 혼자였으면 결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거에요, 고마워요”

필자소개
허명희는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 회원사업국장을 맡았고, 시민문화공동체 문화바람 본부사업팀에 있으며, 현 생활문화예술동아리연합 놀이터 문화사업팀장으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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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16년 10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