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 교류와 교감,
‘진짜’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요

문화진흥원

[지역통신원 기획회의 현장 3탄]
세대간 교류와 교감,
‘진짜’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요

글_신경진(제1기 지역문화 지역통신원)


‘두둥 두둥’ 아산 논밭문화학교 안을 가득 매우는 북소리. 이 마을 논과 밭을 가꾸던 할머니들이, 연필을 잡던 아이들이 모여 어색할 법한 북채를 잡고 음악에 맞춰 북을 두들겨 봅니다. 한바탕 난타 공연을 펼친 생골마을 주민들의 얼굴에는 어느새 수줍음에서 생기로 가득합니다. 난타로 조우한 생골마을 주민들과 생활문화진흥원 지역통신원들은 1박 2일간 음식을 나누고 소통하면서 짧지만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갔습니다. 지역통신원이 만난 생골마을 이야기 계속해서 만나보실까요?



마을을 노래하는 ‘난타’

지난 11월 24일 저녁, 아산 논밭문화학교에 지역 통신원이 방문했다는 소식을 들은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였습니다. 마을에 방문해준 손님에게 난타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서였지요. 주민들은 "김장철이라 준비 못했는데...한동안 연습을 못해서 어쩌나”, “오랜만에 공연을 보여주려니, 걱정이다”라며 수줍은 듯, 무대에 올랐습니다. 음악이 켜지고 북채를 잡은 주민들은 박자에 맞춰 하나가 된 듯 북을 두들기고 율동도 선보입니다. 즐기는 주민들의 표정만으로도 보는 이들을 흥겹게 합니다. 어느 난타공연단과 다르게 이 마을 난타팀은 아주 어린 아이부터 엄마 세대, 할머니 세대에 이르기까지 3대가 모인 듯 가족적인 분위기를 자아내 눈길을 끌었습니다. 아산 논밭문화학교 난타팀은 실제로 6세부터 74세까지 13명이 모여 난타를 배웠다고 해요. 공연을 마친 난타팀 어르신들은 “늘 똑같은 일상에서 똑같은 일만 했을 텐데 올해 처음 난타라는 것을 해보니 너무 좋고 즐겁다”라며, “이웃도 자주 보고,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웃는 일이 많아졌다”라고 말했습니다.
매주 토요일 두 시간씩 연습한 결과, 벌써 군민 체육대회 등 두 차례 공연도 선보였다고 해요. 또 마을 어르신들은 난타를 통해 마을 아이들과 자주 만나게 되어 행복하다고 합니다. 마을 어르신들은 “‘우리 동네에 애들이 이렇게 많았나’ 생각됐다. 아이들이 너무 귀엽다”라며, “난타는 계속해서 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이날 난타 공연에 참여한 어린이도 만나 보았는데요, 9살 송채영 양은 “친구들하고 난타하는 것보다 마을 할머니, 마을 동생들과 나이 상관없이 어울리니 즐겁다”고 했습니다. 또 “이 동네에 와서 아파트에 살았을 때 할 수 없었던 체험을 동네사람들이 모두 같이 할 수 있으니 너무 좋다”라며 할아버지들도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마을 주민과 함께 교류해요...
‘마을공동체사진관’

이번 1박 2일 방문한 지역통신원을 위해 생골마을 주민들은 건강하고 맛도 일품이었던 식사와 편안한 잠자리, 그리고 공정여행 등 많은 것들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이에 지역통신원도 화답의 뜻으로, 주민들에게 사진을 찍어 선물하기로 했습니다.


▲사진 확인하는 주민

어떤 주민은 친구 같은 이웃과 다정하게, 어떤 주민은 손녀와 함께, 또 어떤 주민은 다정한 부부 사진을 남겼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고마워서 어쩌나”, “예쁘게 찍어주세요”, “좋은 추억이 되겠어요” 등 기쁨을 나눴습니다.
지역통신원과 대화를 나누던 마을 어르신들은 “타지역 분들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만나서 대화도 하고 먹거리도 준비해 주니 감사할 따름이다”라며 “1박 2일간 재밌었다. 언제든 또 찾아주길 바란다”라고 전했습니다.


▲생골마을 차영철 이장

또 생골마을 차영철 이장은 “이렇게 젊은 분들이 많이 와서 활기찬 마을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마을이 올 첫해 생활문화공동체 사업을 시작해봤으니 점점 좋아질 것”이라며 다음만남을 기약했습니다.


‘웃음은 공짜 보약’...
생골마을, 재미를 향해

생골마을이 일반 농촌마을과 같아 보였지만, 1박2일을 지내보니 평범한 농촌 일상에도 난타이외에 공정여행프로그램과 같은 소소한 놀이 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또 마을 어르신이 교사로, 아이들이 농부로 변신한 ‘어린이 농부단’ 등 세대 교감을 위한 노력들이 눈에 띄었는데요. ‘놀이’가 ‘벌이’가 되는 마을이 되도록 애쓰는 황정미 마을활동가를 만나 생골마을의 이야기와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중인 황정미 활동가

Q. 생골마을이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사업’을 통해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A. 이 마을은 마을 회관과 운영위원회를 제외하고 부녀회조차 돌아가지 않던 마을 이었어요. 학교가 생기고 문화 프로그램이 마련된 이후에는 마을 분들이 일 외에 만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타 지역에서 유입된 주민과 원주민간의 융합이 어려웠었는데,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르신과 아이들 간의 교류가 많아졌지요. 흔히 어르신들은 아이들을 보면서 에너지를 많이 얻는다고 하는데, 난타할 때 보면 아이들을 보고 많이 웃으십니다. 덕분에 주민들이 웃는 시간도 더 많아졌습니다.

Q. 이번 사업을 진행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A. 첫 번째로는 세대 간의 교류였어요. 분명 마을에서 오래 살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잘 모르던 상황이었지요. 두 번째로는 주민 스스로 마을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을 어르신들이 ‘우리 마을은 열악해’라며 비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런 것을 고치기 위해 공정 여행이란 것을 기획하게 되었지요. ‘우리 마을은 이랬다’라며 옛날 이야기를 하면서 본인 스스로 마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자부심을 갖길 바랐습니다.

Q. 그렇다면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A. 마을 사업에 대해 홍보와 안내를 하는 부분이 어려웠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동호회 등을 신청하고 참여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렇다 보니 개별 접촉을 해야만 했습니다. 개별 접촉 과정에서 누락된 주민은 없는지 걱정도 되었고요, 받아들이는 주민이 있는 반면 움직이지 않는 주민도 있다 보니 에너지 소진을 많이 해야만 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1년차에 많은 욕심을 부렸구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대외 활동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을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유도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지요. 이 부분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Q. 생골마을에서 해결해야할 과제는 무엇일까요?
A. 한 가지는 ‘주민들이 원하는 수요를 구체적으로 파악해야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참여하는 분들을 보면 대게 여성분들이 많습니다. 남성 어르신들이 적극적이지 못한 부분을 개선해야 합니다. 남성 어르신들이 마을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분들을 어떻게 끌어낼 것인지, 또 억지가 되어선 안 되므로 어르신들의 욕구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심각하게 고민해야겠지요. 그 다음은 ‘어린이 농부단’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 또 아산 논밭문화학교 구성원 전체를 하나의 포지션을 갖게 하는 것이 남은 과제인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생골마을의 목표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A. 첫 번째로는 재미가 있는 마을이 목표입니다. 주민들이 이제는 조금씩 이야기를 터놓기 시작했습니다. 본인들이 경험한 것들, 또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하고 재밌었다고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확장이 되었으면 해요. 실제로 난타에 참여하는 할머니들의 경우, 긍정적인 표현이 늘었지요. 이렇게 긍정적인 표현이 늘어나도록 재미있는 것들을 다양하게 마련할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마을 수익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어린이 농부단’에서 어르신들이 마을 강사가 되고, 또 공정여행을 통해 마을 해설사가 되어 몇 푼 되진 않지만 농사짓고 파는 것 외에도 다른 일도 수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맛보셨으면 했어요. 이 마을에 농사 이외의 부가 수익을 계속해서 창출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들이 남을 수 있는, 놀고 배울 것이 많은 마을로 나아가고 싶어요. 한 세대만 즐거운 것이 아닌, 세대 교감을 통해 아이들에게도 ‘생골마을은 재미가 있는 곳’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으면 합니다. 이로써 어르신도 아이도 모두가 재미있고 즐거운 마을이 되길 바라봅니다.

마을을 떠나오기 전 한 어르신이 “웃음은 공짜보약이라고들 하지. 많이 웃어서 좋고 계속해서 웃었으면 좋겠어”라고 말씀하신 것이 기억에 진하게 남습니다. 아이도, 청년도, 어르신도 결국 ‘재미있는 마을’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바람대로 생골마을에 더 큰 웃음이, 더 많은 웃음꽃이 피어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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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 2016년 10월 12일